여느때와 같이 퇴근을 하고는 마눌님과 잠실을 거닐었습니다. 저녁시간때에 만나게 되면 여느때에나 나오게 되는 그 말.
"뭐 먹을까?"
였습니다. 얼마전에 샀던 순대국밥 쿠폰을 쓸까? 아니면 돈부리집에 가서 돈부리나 먹을까? 그냥 라면이나 먹을까? 정말이지 밥때가 되어서 뭘 먹어야 하느냐에 대한 갈등은 해도해도 쉬워지지가 않습니다.
이래 저래 돌아다니다가 보게 된 헬로우 깡통. 소셜쪽에 다른 지점 딜이 뜬건 봤지만 신천에도 있더군요. 신천에도 고깃집은 정말 많습니다. 미국소 미국소 하도 말이 많지만 알게 모르게 이미 미국소를 많이 먹고 있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겁니다. 밖에서 보니 사람들이 엄청 많이 있더라구요. 블랙앵거스를 먹어본 적이 있지만 일반 음식점에서 미국소를 대 놓고 먹어보진 않아서 머뭇거렸지만 사람들의 맛있는 저녁식사 풍경을 보고 있자니 제 발이 스스로 들어가더군요 ^^;
식당안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얼추 보이는 5~6인 단체 테이블만 대여섯, 밖에서 보기에도 넓은 식당안이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국민적인 미국소에 대한 광우병 관련 불안감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소주 한잔에 고기 한점과 넋두리를 안주삼아 웃고 떠들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가기 전에 찍은 가게내부. 12시가 넘은 시각에도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사진 클릭시 확대)
가게 한편에는 헬로우 깡통을 찾아온 연예인들의 사인과 사진이 가득하였습니다.
밖이 내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았습니다.
생각 외로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요즘 고기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그렇게 생각한것 같습니다. 원산지는 고기는 미국산, 쌀은 국내산, 김치는 중국산이라고 합니다. 술을 즐겨하지 않는 저는 우삼겹이 맛이 3가지가 있는것을 보고는 3가지 맛을 다 시켜보았습니다. 아린군은 혼자서도 삼겹살 3인분은 너끈히 먹습니다. (제 몸이 좀 많이 외소한데 말입니다...) 고소한맛과 달콤한맛을 1인분, 그리고 매콤한맛을 2인분 시켰습니다. 맵고 짠걸 좋아하는 아린군.
주문을 하고 식탁위에 기본반찬과 양념된 저래기와 양념장, 채소 등이 올라왔습니다. 불판에 아래에 숯이 들어가고 곧 기다리던 고기가 왔습니다.
저게 다 고기입니다... 우삼겹 4인분의 양은 제가 생각했던 그것을 지워버렸습니다. 식탁위에 고기가 올라오고 저는 묘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말이죠.
하지만 낙장불입! 고기가 왔는데 어찌 남길 수 있으리오! 불판위에 지글지글 몸을 데워주고 입속에 들어갈 고기를 향한 모독이 아니겠소! 집게를 들고 고기를 한점 한점 정성껏 불판위로 모시었습니다. 우선 고소한맛 부터 먹어줍니다.
양념장에 찍어도 먹고 상추쌈에 싸서도 먹고. 이리 먹고 저리 먹어도 맛있는 고기입니다. 정말 먹는 내내 입한번 안때고 우걱우걱 먹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고기맛은...고소한맛은 그냥 일반 고기 같았습니다... 아무 양념없이 구워먹는 맛. 그리고 달콤한맛은 간장양념이 된것 같은... 양념불고기 같은? 그런 맛이더군요. 뭐랄까. 대구 살적 북성로 포장마차에서 먹은 불고기의 그 맛이었습니다. 매콤한맛은 뭐랄까요? 첫맛은 모르겠다가 끝맛에 뭔가 확 오는 그런 맛이더군요. -_-;;
이래나 저래나 결론은.
무슨 다른 미사어구가 필요하겠습니까? 불안감? 걱정? 불신? 모두를 날려버릴 만큼. 고기는 맛있었습니다. 단지 미국소라서 한우가 아니라서 불안하다는 편견이 아닌 고기 그대로를 먹었을때 아린군이 느낀것은 맛있다는 느낌 뿐이었습니다.
제 입맛에는... 양념안된 고소한맛이 더 나았던것 같습니다 ^^; 달콤한맛은 냉면이랑 먹기 딱 좋겠더라구요.
그래서 먹었습니다. 냉면! 시원한 물냉면에 숯불에 구운 고기를 함께 집어 후루루루루루루루룩 하고 먹으면!! 그 맛은 어찌 이리도 잘 어울리는지~ 괜히 육쌈냉면 이라는 냉면집이 생기는게 아닙니다.
저랑 다니면서 냉면은 입에도 안대던 저희 마눌님이 제가 먹는 모습을 보더니 한입 먹어본다고 냉면을 가져가더니 다시 건내주질 않습니다... 바로 이 맛은 그런 맛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면서 이걸 봐버렸습니다. -_-;;; 헬로우깡통 고기메뉴를 더 맜있게 먹는 방법... 바로 주먹밥을 시켰어야 했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키지 않았습니다.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주먹밥을 고기로 감싸서 먹으면 더 맛있다는 저 글을 못보았습니다...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겨 버렸습니다...
맛있었던 고기맛, 친절한 직원분도 좋았습니다. 한국분이 아닌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답답한 면이 있었지만 그정도는 쿨하게 넘어 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불판 밑에 숯이 너무 불판과 가까운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기를 구으며 환기통을 가까이 가져가지 않으면 넘칠듯이 올라오는 연기덕에 고생을 좀 한것 같네요 ^^;
음... 저 역시 미국소라면 우선 안전한가? 광우병 위험은 없는가 하는 걱정을 끊임없이 해 왔고 소고기는 무조건 한우만 외치고 다녔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사람을 바꾸게 하는것 같습니다. 매번 나오는 미디어속의 미국소에 대한 안전성. 그리고 이미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는 식당의 미국소를 생각하면 새삼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까탈스러웠는가 하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미국소도 별 다를것 없이 맛있었습니다. 솔직한 말로 구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네요.
미국소를 먹는다고 해서 광우병에 무조건 걸린다는 편견의 시선을 거두어 넓게 바라봐도 될것 같습니다. 어차피 미국 사람들에겐 우리네 한우와 같은 소 아니겠습니까? 저에겐 여느때와 같이 맛있고 포만감의 행복을 느낀 연인과의 저녁이었습니다.
저렴한 소고기.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주머니 걱정 하지 말고 맛있게 드셔보시지 않겠어요? 헬로우깡통 입니다.
연락처 : 02-424-0963
주소 :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191-5 1층
영업시간 : 주중 24시간 / 일요일 22:00까지 영업 / 월요일 12:00 오픈
'아린의 맛집 탐방기 > 광진/송파/강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파/신천/잠실동▩ 김밥에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500원 행복김밥 (30) | 2011.11.02 |
---|---|
▩송파/신천/잠실동 맛집▩ 못보고 스쳐 지나쳤던 그 돈부리집. 맛을보고 깜짝 놀라다. 결돈부리 (16) | 2011.10.30 |
▩송파/신천/잠실동▩ 벨기에 전통방식 그대로. 와플 전문 체인점. 와플반트 신천점 (6) | 2011.10.29 |
▩송파/신천/잠실동 맛집▩ 평범하게 생긴 순대국밥집. 과연 그 맛은? 잠실백암순대국 (15) | 2011.10.23 |
▩송파/방이동▩ 쫀득쫀득한 막창이 다시 생각나는 그집. 맹씨네 황소곱창 (0) | 2011.09.26 |